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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문화2026. 3. 14.

계절별 전통주 추천: 봄·여름·가을·겨울에 어울리는 술

전통주는 계절과 함께 합니다. 봄꽃이 필 때 피어나는 화주(花酒), 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생막걸리, 가을 수확의 기쁨을 담은 신술, 겨울 한파를 녹이는 뜨거운 온주(溫酒)까지. 자연의 리듬과 함께 마시는 전통주는 어느 때보다 맛이 깊습니다.

봄 (3~5월) — 꽃과 새순의 술

두견주 (진달래주)

봄을 가장 잘 표현하는 전통주는 두견주입니다. 음력 3월 진달래꽃이 만발할 때 따온 꽃잎을 찹쌀 술덧과 함께 발효시킵니다. 연분홍빛이 아름답고 꽃의 은은한 향이 가득합니다. 인삼과 꿀이 첨가된 제품은 달콤하고 향긋해 봄의 정수를 담아냅니다.

두견주는 충남 면천의 것이 특히 유명합니다. 고려 시대부터 빚어온 것으로 기록된 역사 있는 전통주입니다. 봄 소풍, 꽃구경을 갈 때 작은 병에 담아가면 가장 봄다운 술자리가 됩니다.

쑥 막걸리

3~4월은 쑥이 가장 연하고 향기로운 시기입니다. 쑥을 넣어 빚은 쑥 막걸리는 쑥의 독특하고 강렬한 향이 막걸리에 녹아들어 봄의 맛이 납니다. 일반 막걸리보다 향이 강하고 개성 있습니다. 쑥국과 함께 마시면 봄의 맛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봄 전통주 즐기는 법

봄 전통주는 야외에서 꽃구경하며 마시는 것이 최고입니다. 너무 차갑게 마시지 말고 10~14°C로 약간 차게 유지하면 꽃 향기가 잘 살아납니다. 봄나물 무침, 화전, 쑥떡과 함께하면 봄의 맛을 완성합니다.

여름 (6~8월) — 청량하고 시원한 술

생막걸리

여름 전통주의 주인공은 단연 생막걸리입니다. 살균하지 않아 유산균과 효모가 살아있는 생막걸리는 여름에 가장 빛납니다. 팽팽한 탄산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줍니다. 6~8°C로 아주 차갑게 마시는 것이 포인트. 너무 따뜻해지면 신맛이 강해집니다.

복숭아주·자두주

여름 제철 과일로 만든 과실주는 이 계절에 가장 맛있습니다. 복숭아의 달콤하고 향기로운 맛이 그대로 담긴 복숭아주나, 새콤달콤한 자두주는 여름 저녁의 최고 반주입니다. 탄산수에 희석해 상큼한 여름 음료로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

오미자 냉주

오미자를 차갑게 보관한 뒤 얼음을 넣어 마시는 오미자 냉주는 한국 전통의 여름 음료와 술의 경계에 있습니다. 새콤달콤하고 붉은빛이 아름다우며 더위를 식히는 데 탁월합니다. 도수 낮은 오미자 음료에서 도수 있는 오미자주까지 다양합니다.

가을 (9~11월) — 수확과 신술의 계절

가을은 전통주의 계절입니다. 햇곡식이 나오고 가을 과일이 무르익는 이 계절은 새로운 전통주가 태어나는 시간입니다.

신술 (햇 막걸리)

가을에 수확한 햅쌀로 빚은 막걸리는 그해 가장 신선한 맛입니다. '신술'이라 부르는 이 갓 담근 막걸리는 유통기한이 짧지만 그만큼 맛이 생생하고 탄산감이 풍부합니다. 양조장 근처에 사는 분들은 수확철에 직접 방문해 신술을 맛보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사과주·배주

가을 사과와 배로 만든 과실주는 이 계절의 대표 전통주입니다. 사과주는 프랑스 노르망디의 시드르(cidre)처럼 사과의 상큼한 산미와 달콤함이 발효되어 만들어집니다. 배주는 맑고 달콤하며 한국 배의 부드러운 맛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오미자주

가을에 붉게 익은 오미자로 만든 오미자주는 이 계절에 가장 맛있습니다. 단풍을 보며 오미자주 한 잔을 기울이면 가을의 정취가 완성됩니다.

겨울 (12~2월) — 몸을 데우는 술

온주 (따뜻하게 데운 전통주)

겨울 전통주의 백미는 온주입니다. 청주나 약주를 45~50°C로 살짝 데워 작은 잔에 담아 마시면 몸 전체가 따뜻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일본에서 사케를 데워 마시는 것처럼, 우리 전통에도 청주를 데워 마시는 온주 문화가 있었습니다. 겨울에 뜨끈한 온주 한 잔은 어떤 난방보다 더 속을 따뜻하게 합니다.

온주에는 생강즙 몇 방울이나 계피 한 조각을 넣으면 더욱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고도수 전통 소주

겨울에는 안동 소주, 감홍로 같은 고도수 증류주가 빛을 발합니다. 삼겹살이나 보쌈 같은 기름진 겨울 안주와 함께 전통 소주 한 잔은 한겨울 밤의 최고 위로입니다. 실내에서 따뜻하게 즐기는 것이 포인트. 차가운 곳에서 마시면 향이 닫힙니다.

인삼주·홍삼주

겨울은 건강을 챙기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인삼주나 홍삼주는 겨울 식후주로 안성맞춤입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면역을 강화하는 인삼의 효능과 함께 달콤하고 쌉쌀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마치며 — 계절을 담은 전통주

봄의 두견주, 여름의 생막걸리, 가을의 오미자주, 겨울의 온주. 계절에 맞는 전통주를 마시면 그 계절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과 함께 흐르는 전통주 문화를 통해 사라져가는 계절의 감각을 되살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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